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것
잔잔한 수면 위에
흔들리는 빛살.
너무 당연해서
너무 눈부셔서
일상 밖으로
내던져지는...
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것.
...
잔잔한 수면 위에
보기 좋게 빛나는,
그렇게... 당연하지 않은
비 일상이 되자마자...
미학... 본질... 진리...
그럴싸한 말로,
칭송받는 무언가로서
받들어지는 것
...
잔잔한 수면 아래에
흐르는 거대한 탁류
어딘가로 끝임없이
실려가는, 흘러가는 인생
그저 그저...
흘러가는 것이 싫어서
발버둥치며 저항하는 사람
그리고 실려가는 대로
몸을 맡기며 흘러가는 사람
...
탁류(시대)에 대한 실망과 절망...
그리고 무수한 상처와 슬픔
상처 받고 싶지 않아
행복해 지고 싶어
…
자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그 노력이 만들어 내는 갈등
그렇게 끊임없이
상처받고 저항하는...
사람의 인생... 그 모든 것이...
잔잔한 수면 아래에서
숨이 막힐 듯한 밀도로
끝없이 흘러간다.
…
우연히...
태어난 시대와 환경을,
우연히...
지나온 과거와
그 축척일 뿐인 가치관을...
자신을 둘러싼...
탁류와는 다른 무언가라고,
... 그렇게 믿어 온 인생.
하지만, 실은...
'나'라는 것도,
'개성'이라는 것도,
'누군가'라는 특정의 가치관도 존재치 않는...
'사람'이라는 새하얀 그릇에
쏟어 부어진 시대의 일부이자,
시대 그 자체일지도 모르는 것...
...
그래...
변하면서 변하지 않는
저 온화한 바다와 같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