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빠의 인생과 육아 with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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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사고와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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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내린 비에 씻겨진 나무들이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하게 빛난다.

산들 바람에 물결 치는 나뭇잎 위를
검은 새들이 조용히 날아 다닌다.

어린 아이가 그린 그림 같은 초록이
천진난만하게 펼쳐진 산들.

'어제의 무언가'
'같은 일상의 무언가'

과거에 불과한 기억과
그 기억과 함께 상기 되는 감정들이...
이윽고 말이 되어 쏟아진다.

"왠지 그리워"
"아름다워"

사람들은 그렇게 오늘도
눈 앞에 펼쳐진 '미지의 무엇인가'를
'결코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자신의 기억을 통해, 그 반응을 통해 바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감정에 심취한 채...
그 모든 것을 말로 표현하는 데 열중한다.

그러나 바로 그 심취와 열중이...
눈 앞의 그 무언가를 왜곡하고,
흐리게 하고 있다는 것을…
그것에 집착하면 할 수록...그 표현을 더 더욱...
자그마한 것으로 만들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오늘도...
눈 앞에 펼쳐지는 그 아름다움에 등을 돌린 채...
자그만한 자신의 표현만을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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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도, 감정도, 말도...
그러한.... 모든 사고도 없이...

또한, 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선택하지 않고,
내 시야에 들어온 자연을 그 모든 걸...
있는 그대로... 그냥 바라본다.

그 때...
무수한 잎사귀를 늘어트린 나무들이,
그 사이를 조용히 흐르는 시냇물이,
그 모든 것들을 자신의 집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이...

과거가 아닌 지금을 치열하게 살고 있음을,
그 치열함이라는 질서를 통해,
스스로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그리고 사랑이란...
바로 그 조화 속에 있음을...
찾을 수 있을 지 모른다.

그것은 결코...
시멘트나 값 비싼 무엇가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며,


과거나 미래... 사람이 만들어 낸
시간이라는 사고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라는 이름의 안락함이며,

그래서... 결코  낡아지지 않는,
그냥... 항상 그곳에서 늘 새로이
존재하고 있는 그 무언가이다.

그러나 그것을 말로 표현하려 할 때…
바로 그 말과 사고가, 멈춘 시간을 움직이고,
그 시간과 함께 사고자를 개입 시키자마자…

사랑은, 자유는, 그 아름다움은...
만질 수 없는 저 여린 나팔꽃 꽃잎처럼
산산이 부서져 버리고 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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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숲과 산들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고층 아파트.

네모 난 베란다들이 무수히 늘어선
시공 몇 년...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회색 시멘트 빌딩을, 좋다... 싫다...
라는 말 없이 바라본다.

돈과 물건,
명예와 권위,
사랑과 동반자...

사람은 항상...
무언가를 소유하고 싶어하고,
그 소유가 자신에게 주는
지위나 자기만족에 기뻐하고 미소짓고, 
그리고 그것을 남들과 비교함으로써
안심과 편안함, 그리고...
무언가의 자유를 찾아내고 있었다.

또한, 사람들은 그 좁은 테두리 안에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그 모든 것이...
미래로 이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면서 저 눈 앞의 경치를 통해...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교육은...
저 좁은 빌딩 안에서... 더 좋은 집,
더 좋은 전망의 소유자가 되도록
그 필요성과 방법을 강요하기만 하며,

비교나 경쟁의 무의미함과,
자기 만족의 허무와 슬픔, 그 위험성...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대한 깨달음에 대해서는
결코 가르쳐 주지 않았다.

자연의 소중함이나 조화의 필요성은...
도서관 안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저 낡은 그림책 속에...

'자연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부모나 선생님이, 아이에게 읽어 주는
또 하나의 관념이나 이론으로서만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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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것은 정말...
우리의 일상과는 동 떨어진 관념,
그리고 또 하나의 'OO 해야 하는' 이상 일까?

그것은 정말...
가르치거나 강요함으로서,
부모와 선생님을 기쁘게 하며,
만족시키기 위한 그 무언가 일까?

그들이 그리도 열중히 가르치고자 하는 그 무언가는...
사고가 만들어 낸 무수한 그림책이나 아름다운 사진,
광고 섞인 그 동영상 속에 있는 그 무언가 일까?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자유를,
그것을 발견하는 필요성을 배워야 하는 사람은...
정말로... 우리 아이들 일까?
아니면... 바로 부모인, 우리 자신 일까?

스스로 느낄 수 없는데...
자신의 이상과 안심 그리고 안락함이라는
좁은 테두리 안에 갖혀,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부모는 어떻게...
그것들을 아이들이나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단 말인가...

우리들을, 부모들은...
진심으로...아이들을, 그 누군가를...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한 적이 있었을까...?

… 물음과 고민, 짜증과 분노...
조그만한 사고가 멈출 때, 그곳에...

여린 하늘색 나팔꽃이... 정원 한 켠에서
과거가 아닌 지금을,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BGM) 눈부신 계절 속으로 | 뷰티풀 허밍버드

 

#日本語原文(일본어 원문) lcpam.hatenablog.com